시험도 보지 않고 변호사가 세무사와 변리사 자격을 공짜로 취득하는 모순을 비판한 ‘변호사의 자동자격 억지로 지키기, 걱정스럽다’는 제목의 글을 지난 1월초 인터넷 매체에 기고한 A변리사를 현직 B변호사가 형사 고소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허법률사무소 대표인 A변리사는 글에서 “시내 모처의 사무소 간판을 보면 ‘변호사·변리사·세무사 ○○○’라고 표시되어 있다. ‘3가지 자격을 갖추었으니 대단한 실력자네... 이런 사람에게 특허사건을 맡겨야지’라고 생각했다면 그 법률소비자는 착각이었다. 그 사람은 특허사건의 실력자가 아니다”고 주장하며 “이는 자동자격이 만들어낸 웃지 못할 사태”라고 꼬집은 것. 그는 또 “변호사들의 원칙과 정의를 벗어난 밥그릇 지키기가 법사위를 통해 나타난 것은 위험한 도박”이라며 “대부분의 국민들은 변호사의 자동자격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억지로 지키는 행동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B변호사는 “시내 모처에서 변호사·변리사·세무사 이름을 간판에 동시에 사용한 경우는 본인 사무소 뿐”이라며 지난 1월 A변리사를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다.

 

여기다 “변리사들이 특허사무소가 아닌 ‘특허법률사무소’라고 명칭을 쓰는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라며 변호사법 위반 혐의까지 추가해 고소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변리사들은 “명예훼손은 개인적 사안이지만 ‘특허법률사무소’ 명칭이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주장은 좌시할 수 없다”며 법개정과 사법절차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고소당한 A변리사는 “자동자격과 같은 말도 안 되는 기득권은 없어져야 한다”며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세무사업계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제 390호 (2004.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