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양정규정 개정 의미

 

징계양정규정은 세무사가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하면서 세무사법을 위반했을 경우의 징계기준을 정해놓은 것으로 재경부 세무사징계위원회가 정한다.

 

이번 징계양정규정 개정은 세무사회의 회원권익 보호를 위한 건의에 따른 것이다. 전반적으로 징계의 수위가 떨어진 것은 회원의 권익신장을 위한 세무사회의 노력의 결과이다.

 

징계양정규정이 제정된 이래 수십년동안 징계양정규정이 개정되었지만 단 한번도 완화된 것이 아니라 양정기준금액이 올라가는 등 징계수위는 계속 강화돼 왔다. 정부의 이같은 엄벌주의 추세를 감안할 때 이번 세무사징계의 대폭적인 완화는 파격이며 획기적 개선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개정 징계양정규정에는 세무사회가 지난 3월 재경부에 건의한 내용의 대부분이 수용됐다.

 

세무사회는 건의에서 징계사유에 따른 동기, 수단 등을 고려해 직무정지 3월 이하의 경우 직무정지와 과태료 가운데 선택적으로 양정할 수 있도록 하고 경미한 사유는 견책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또 기준금액을 100% 상향하고, 수입금액누락 및 비용과다계상에 따른 징계에서 ‘세무사직무와 관련한’ 부분에 한정할 것을 건의했다.

 

특히 세무사회는 세법에 장부작성의무가 있는데도 이중의 별도 장부(세무대리기록부)를 작성토록 하는 것은 불필요하며 굳이 징계가 필요하다면 견책 이하로 하향조정해야 한다고 건의한 바 있다.

 

사실 종전의 징계양정규정은 경미한 사안에도 불구하고 징계의 종류가 중징계인 등록취소와 직무정지로 국한돼 징계기간 동안 세무사사무소를 운영할 수 없는 등 세무사의 운신의 폭을 상당히 제한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세무사법 개정으로 징계유형에 과태료와 견책이 추가되고 이번 징계양정규정 개정에서 위반정도에 따른 유형을 세분화해 경미한 사안은 직무정지와 과태료를 선택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러한 부담이 대폭 완화됐다.

 

세무사법 개정으로 징계완화의 법적근거를 마련한 성과에 이어 이번 징계양정규정의 개정으로 징계완화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특히 직무정지와 과태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됨으로써 지금까지 직무정지 기간동안에는 영업행위를 할 수 없었던 불편과 대고객 신뢰실추 등이 해소되게 됐다.

 

또한 ‘수입금액 누락 및 비용과다계상’에 대한 양정 기준금액 대상을 ‘세무사의 직무와 관련된 수입금액 누락 및 비용과다계상’으로 분명히 해 세무사 직무와 관련없는 수임금액을 제외되도록 하고 양정금액도 대폭 올린 것도 세무사의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징계양정 기준금액을 대폭 올린 것도 징계완화를 유도한 성과이다. 징계양정 기준금액이 올라감으로써 등록취소의 기준금액이 직무정지로 낮춰지고 직무정지기간이 1년에서 1월까지 줄어들었다.

 

결론적으로 이번 양정규정 개정을 통한 세무사 징계완화는 경징계 사유에도 불구하고 직무정지 등의 영업제한을 받는 등 불합리함을 개선함으로써 세무사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현 집행부의 노력의 성과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9일 징계양정규정 개정 이후 처음 열린 세무사징계위원회에서 수입금액누락, 금품수수, 허위재무제표 확인 등의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회부된 17명의 세무사에 대한 징계처분 중 직무정지는 4명에 그쳤다. 이러한 징계처분은 완화된 징계양정규정의 적용 결과로 5명은 과태료, 2명은 견책, 5명은 세무사회 자체징계의 경징계 처분이 내려졌으며 1명에 대해서는 징계가 유보됐다.

 

징계양정규정 어떻게 바뀌었나

 

◈ 경미한 사안은 직무정지 대신 과태료 = 세무사법 개정으로 징계유형에 과태료와 견책이 추가됨에 따라 경미한 위반사안의 경우 직무정지 대신 과태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전 징계양정규정에서 직무정지 3월의 처분은 과태료 1000만원과 징무정지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직무정지 2월은 과태료 500만원, 직무정지 1월은 과태료 300만원으로 가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300만원 미만의 수입금액누락 및 비용과다계상, 100만원 미만의 무기장·부실기장, 3000만원 미만의 신고서류 허위확인, 기재누락 등 단순 실수로 볼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견책조치 할 수 있게 대폭 완화됐다.

 

이는 지금까지 단순 착오로 인한 업무상 과실의 경우도 징계양정규정 적용과 해석 여부에 따라 직무정지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는 소지를 없앴다는 점에서 세무사들의 심리적인 압박감을 덜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고의적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무거운 징계를 받아야 하지만 업무상 착오 등 사무처리 과정에서의 경미한 실수와 수임업체의 과오 등으로 회원들이 피해를 봐서는 안된다는 세무사회 집행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 징계수위 1개월∼1년 하향조정 = 개정전 1000만원 이상의 금품수수 중계·횡령에 대해 직무정지 2년으로 돼 있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직무정지 1년으로 떨어졌으며 5000만원 이상의 수입금액누락 및 비용과다계상의 경우도 직무정지 2년에서 직무정지 1년으로 낮춰졌다.

 

또 5000만원 이상의 무기장·부실기장의 경우 과거 직무정지 1년6월에서 직무정지 1년으로 6월이 낮춰졌다.

 

◈ 직업윤리관 및 책임의식 강조 = 징계양정규정 개정으로 징계유형에 과태료와 견책이 추가되고 징계양형기준금액이 높아져 전반적으로 징계수위가 낮아졌지만 명의대여와 이중사무소 설치의무 위반에 대하여는 징계가 강화됐다.

 

이는 세무대리질서를 해치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양정기준을 강화함으로써 위반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한 세무사회의 의지가 반영된 때문이다.

 

제 389호 (2004.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