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세무사법 개정공포에 이어 지난달 세무사 실무교육 등의 내용을 담은 세무사법 시행령이 4월 공포되어 시행됨에 따라 세무사법 법령 개정이 마무리되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회계사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는 신규변호사 회계사는 세무사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으며 2003년 12월 31일 이전에 세무사로 등록되어 있지 않은 공인회계사와 변호사는 세무사 실무교육과 세무사회 입회를 하지 않고는 세무사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이하 공인회계사 변호사의 세무사명칭 사용금지를 중심으로 세무사법의 개정 의미와 효과를 알아본다.

 

◈ 공인회계사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명칭사용금지 = 개정 전에는 공인회계사 변호사를 포함해 세무사자격을 가진 자가 재정경제부에 비치하는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하면 세무사명칭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정법은 세무사시험에 합격한 세무사만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해 신규 배출될 회계사 변호사는 세무사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했다.

 

공인회계사 변호사는 자신의 명칭으로 세무대리업무를 하라는 것이다.

 

회계사 변호사에 있어 세무사 자동자격취득의 효과는 세무사자격이 없어도 세무대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세무사 명칭을 사용하는 데 있는 것이며, 자동자격폐지의 실질적 효과는 ‘세무사명칭 사용금지’라는 측면에서 이는 지금까지 세무사회에서 이루고자 하였던 세무대리이원화를 이뤄낸 것이다.

 

이는 내용면에서는 당초 개정 취지의 효과를 달성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세무사의 배타적 명칭사용권 확보는 앞으로 세무사자격시험 합격자의 고유성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조세전문가는 세무사’라는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공인회계사와 변호사는 간판 명함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 조세전문가를 상징하는 세무사명칭을 표시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세무대리시장에 진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 유사자격사의 세무대리 진입 차단 = 유사자격사가 세무대리업무 영역을 침해할 소지가 높았던 규정을 삭제해 논란의 여지를 없앴다.

 

개정전 제20조의 2(다른 법률과의 관계)의 제1항은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세무대리의 업무를 하는 자에 대하여는 당해 업무의 범위 안에서 이 법의 규정을 적용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이 조항은 경영지도사 공인중개사 법무사 등 유사직역의 자격사가 끊임없이 세무대리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타 법률에서 이들 자격사에게 세무대리업무의 일부 또는 전부를 수행할 수 있도록 명시할 경우 세무대리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미로 확대 해석될 수 있었다.

 

따라서 이 조항의 삭제는 다른 자격사법(경영지도사, 공인중개사 등)에 세무대리업무의 일부 또는 전부를 하도록 규정하더라도 세무사등록부나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할 수 있도록 세무사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세무대리진입을 할 수 없게 하는 효과가 있다.

  

 

◈ 세무사자격 자동부여 공인회계사 변호사의 교육 및 세무사회 입회면제 조항 삭제 = 법개정 전에는 공인회계사법 또는 변호사법에 의해 세무사 등록을 한 공인회계사 변호사는 세무사회 입회, 교육 등 세무사법상 의무 및 벌칙규정의 적용을 전혀 받지 않았다.

 

그러나 교육·등록취소·세무사회 입회·징계 등 의무 준수의 적용배제를 규정한 제20조의2 제2항이 삭제되고 부칙(제2조 제2항)에 경과규정을 두어 2003년 12월 31일 이전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회계사 변호사는 이러한 의무를 준수토록 명시했다. 

 

즉, 2003년 12월 31일 이전에 세무사로 등록된 공인회계사 변호사는 종전과 같이 세무사회 입회·교육 등의 의무는 면제되지만, 그때까지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회계사 변호사는 이러한 의무를 준수해야 세무사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하지만 세무사 등록을 위해 6개월의 실무교육을 이수하고 세무사회에 입회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사실상 지난해 말까지 세무사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공인회계사 변호사는 세무사 명칭사용에 제한을 받게 되었다.

 

이로써 공인회계사와 변호사는 각자의 명칭으로 세무대리를 하는 독일식의 세무대리 이원화의 효과를 이루는 법개정 성과를 이루었다 하겠다. 

 

세무사회가 추진한 세무대리이원화는 변호사와 공인회계사가 지난 40년간 세무사자격을 자동으로 갖고 세무사 명칭으로 세무대리를 하면서도 세무사회 입회 등의 제반 의무규정을 지키지 않는 불합리를 없애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변호사 회계사의 세무사회 입회 일원화(세무대리일원화)가 성취되지 않자 세무사회는 지난 1999년 전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회원의 97%가 각자의 명칭으로 세무대리를 하는 독일식의 세무대리이원화제도를 찬성함으로써 세무사회 입회 일원화라는 세무대리일원화를 포기하고 각자의 명칭으로 세무대리를 하는 세무대리이원화를 추진했으며 지난해 세무사법 개정을 통해 이를 이루어냈다.

 

특히 부칙 2조의 규정에 따라 법 개정 이전의 회계사 변호사 자격자로서 2003년 12월 31일까지 세무사로 등록되지 않은 자가 세무사 명칭을 쓰고자 할 경우에는 입회·교육 등의 의무를 부담하도록 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하여는 세무사회 입회라는 세무대리일원화도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제 388호 (2004. 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