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가 지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언급해 뜨거운 쟁점이 됐던 '1세대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폐지'가 다시 수면 아래로 잠복했다.

정부가 22일 중장기 세제개혁 방안을 발표하며 8가지 개선방안을 거론했지만 1세대 1주택 양도세 부과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날 내놓은 8가지 과제는 △비과세.감면제도 축소를 통한 세부담의 계층간 형평성 제고 △국제기준에 맞는 세제개선 △친환경적인 에너지세제 구축 △국가균형발전 계획에 맞는 조세체계 구축 △사회안전망 확충 지원을 위한 세제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간편 납세방안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세정혁신 △기타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세제개혁과제 추진 등이었다.

 

8가지 과제는 지난 4일 재경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제시했던 항목들과 일치한다. 보고 당시 '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는 형평성 개선에 걸림돌이 되는 축소돼야 할 비과세항목으로 꼽혔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이 해당 제도를 성급하게 폐지할 경우 혼란이 초래되고 부동산거래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재경부도 중과기 과제라며 한발 물러섰었다.

 

이에 따라 이날 발표될 조세개혁방안에 1세대1주택 문제가 포함될지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참여정부 출범초기부터 도입과제로 거론됐지만 여론의 역풍으로 번번이 좌절됐던 문제가 또다시 생명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세제개혁방안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또다시 보고된 내용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추진의지를 재확인하는 셈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논의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윤성식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오는 31일 열리는 조세개혁특위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려고 한다"며 "거론된 안건은 논의가 가능한 (기초) 자료수준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경부에서도 지난 번 발표 이후로 의견이 바뀐 것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1세대1주택에 대해서는 지난 50년간 당연히 양도세가 비과세되는 것으로 국민들 사이에 인식돼 온 것으로 단기적으로 검토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라며 "중장기 연구.검토 과제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1세대1주택 양도세 비과세= 현재 개인간에 부동산을 매매해 차익을 얻으면 양도세가 원칙적으로 과세되지만 1세대가 주택 1채만을 3년 이상(수도권은 2년 거주 요건 추가) 보유하고 있다가 팔 경우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국민의 주거생활안정을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비과세 특례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1세대1주택이라도 주택가액이 시가로 6억원을 초과하는 고급주택일 경우 비과세 요건을 충족시켜도 6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