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대한변리사회와는 별도로 변리사등록이 된 변호사들만으로 구성되는 변리사회의 설립이 추진된다.

 

김주원 변호사 등 변리사등록 변호사 11명은 최근 ‘한국법조변리사회(가칭)’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4일 전국 개업 변호사들에게 공지문을 보내 기존 변리사등록 변호사들의 회원가입을 권유하는 한편 아직 특허청에 변리사등록을 하지 않은 변호사들에게도 변리사등록 절차를 알려주는 등 변호사들의 변리사등록을 독려하고 나섰다.

 

한국법조변리사회 설립준비위는 설립취지문에서 기존의 대한변리사회가 변리사등록 변호사에 대해 회 가입여부를 불문하고 감독, 관리. 교육을 하는 것은 포괄적 법률사무의 수행을 직무로 하는 변호사에 대한 감독, 관리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변호사를 주축으로 차별화된 독자적 변리사회를 구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대한변리사회는 기존 변리사단체로 대한변리사회가 있고 제 역할을 다하고 있으며 설립의 당위성이나 필요성이 없는데도 새로운 회를 설립한다는 것은 변리업무의 질서를 위해서나 변리사제도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한변리사회는 지난 1999년 변리사법 개정으로 변리사회가 임의단체로 되기 전에는 변호사들도 모두 대한변리사회 회원으로 가입해 변리사 업무를 수행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새삼스럽게 변호사만의 변리사회 설립을 추진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 별도 변리사회 추진 배경 = 현행 법령에 따르면 변리사회는 특허청에 등록한 변리사 총수의 5분의 1 이상이면 설립이 가능하다. 개업 세무사는 무조건 강제가입해야 하는 세무사회 등과 달리 변리사회가 회원가입에 강제성이 없는 임의단체이기 때문이다.

 

한변은 설립 취지문에서 ‘변리사를 중심으로 설립된 대한변리사회는 단순한 등록 변리사를 감독·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변리사무를 포함한 포괄적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변호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는 것과 같아 법률전문적인 변호사의 직무범위와 직무독립성 및 자율성을 부정하는 심각한 사태의 초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변리사 등록 변호사를 주축으로 별개의 독립된 변리사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변은 또 ‘공정거래, 제조물책임 등 다양한 관련 법률문제들의 영역과 밀접하게 연관돼 종합적·체계적으로 지적재산에 관한 분쟁을 파악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시대로 접어들어 이에 대응한 고도의 포괄적 전문적 변리사 등록 변호사의 결집이 불가피하다’고 당위성을 설명했다.

 

◈ 변리사회 강력반발 = 변호사협회측의 움직임에 대해 변리사회는 변리사회의 정통성을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행위라며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리사회는 지난 16일 고영희 공보이사 명의로 회원들에게 보낸 긴급공지에서 “이번 사태가 변리사 등록 변호사들의 전체 견해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지난 59년간 우리나라 산업재산권 및 변리사 제도의 정착과 발전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다해 온 대한변리사회의 정통성을 위협하는 매우 위험스런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지난 1999년부터 임의가입단체로 되는 바람에 조직력과 위상이 크게 약화되어 있는 대한변리사회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일부 변리사등록 변호사들이 변리사단체의 분열 획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그 연유가 어떻든 간에 변리사로서 사회적 의무와 도덕적·윤리적 책무를 소홀히 한 결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변리사회는 아울러 “지적재산권제도를 훼손하거나 대한변리사회의 분열을 조장, 또는 획책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변호사회의 별도 변리사회 설립 추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변호사 - 변리사회 전면전 불가피 = 변리사들은 변호사들이 새 변리사회로 대거 흡수될 경우 기존 변리사회의 영향력 약화는 물론, 순수 변리사들만의 서비스영역도 줄어들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며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한변 결성 추진은 결국 법률관련 직역을 변호사업계가 독식하겠다는 발상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가 한변의 설립에 필요한 물적·인적 지원을 하기로 해 설립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변호사업계의 방침에 대해 변리사측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자세다. 그나마 특허청에 등록하는 절차와 변리사회 가입이라는 일정한 문턱이 있어 통제가 됐는데 이마저도 무너질 경우 회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 단체간의 전면전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임의가입 단체이기 때문에 법적인 측면에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변리사회의 고민이다.

 

 

제 407호 (2005.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