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31일 기획재정부 국감에서는 증세 문제 가운데 '뜨거운 감자'로 꼽히는 부가가치세 증세론이 거론됐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해 10월 공동작성한 중장기 조세정책 보고서에서 부가가치세 인상을 제안한 사실이 알려진 것을 계기로, 가장 폭발력이 큰 세목인 부가세가 논의의 테이블에 오른 것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의 공식 입장과 무관하다"고 부인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서민층에 큰 부담을 주는 부가세 인상은 절대 안 된다"고 예외 없이 반대했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정부가 느닷없이 부가세를 인상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만약 새누리당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부가세 증세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 설훈 의원은 1979년 '부마사태'를 거론하면서 "부마 사태의 배경에는 부가세 인상이 있었다. 당시 세무서들이 박살 났다"며 "부가세 인상은 하지 않는게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 부총리는 "연구원 차원에서 어떤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정부가 어떻게 결정하느냐는 다른 사안"이라고 거리를 둔 뒤 "정부 차원에서는 부가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과 달리 부가세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세수부족을 타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했다.

나성린 의원은 "비과세·감면 축소나 지하경제 양성화 등으로 최대한 세수를 확보한 뒤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적 타협을 거쳐 세율 인상을 논의하는게 맞다"고 정부 입장을 뒷받침했다.

김광림 의원은 "증세 논의는 법인세보다는 소득세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감에서는 부가세 외에도 법인세, 담뱃세, 주세 등 다른 세목의 증세도 두루 도마 위에 올랐다.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정치 논리를 떠나 민간을 포함하는 범정부 논의기구를 만들어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출발이 있어야 한다"고 증세 문제가 범국민적으로 공론화 돼야할 필요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