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발표 요지

"불법정치자금 제공자도 연대의무 지워야"

<제1주제> 불법정치자금의 과세는 합리적인가(유경문 서경대교수)

불법정치자금 수수는 정치부패의 핵심이며 불법정치자금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지 않고는 정치부패 문제와 우리사회에 만연된 부패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정치부패를 줄이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불법정치자금의 차단에서 찾을 수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불법정치자금 수수에 의한 기대이익을 낮추는 동시에 ‘기대손실’을 높이는 방안으로서 세금부과는 불법정치자금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상 정당은 ‘증여세 비과세 단체’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불법정치자금은 일종의 불로소득으로 간주해 증여세로 과세하는 것이 마땅하다.

<제2주제> 불법정치자금 과세의 세제상 문제점 및 개선방안(이선성 세무사)

불법정치자금 제공자인 법인·개인의 규제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불법정치자금에 대한 대가성 유무 확인이 사실상 어려우므로 정당, 후원회, 정치인의 불법정치자금은 불법정치자금에 대한 증여의제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한 개인 또는 법인에게 연대납부의무를 부여해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을 준수하도록 하고 조세정의와 민주시민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불법정치자금이 몰수·추정되는 경우에도 사법 절차전에 과세요건이 충족되면 증여의제로 과세하고 사법절차 결과에 따라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청구제도를 신설해야 한다.

<제3주제> 불법정치자금에 대한 과세의 법적 문제점(김두형 숙명여대교수)

몰수·추징된 소득에 과세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불법정치자금 중 실제로 집행되지 않아 몰수·추징되지 않은 금액에 대해서는 당연히 소득세·증여세를 과세해야 한다.

그리고 몰수·추징 대상이나 이미 공소시효가 경과하였거나 사법상 몰수·추징 유예로 확정된 경우 또는 몰수·추징 금액 미납분에 대해서는 과세의 여지가 있다.

불법정치자금에 대해 사법절차에 따라 몰수·추징된 경우 과세원인이 소멸되었으므로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청구권을 신설해야 한다. 현행 규정의 해석으로도 경정청구가 가능하다고 보나 해석논란이 있을 수 있으므로 명문으로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종합토론 요지

"몰수 추징돼도 과세요건 이미 충족"

▲열린우리당 이상민 의원 〓 ‘몰수추징'은 범죄행위에 대한 형벌이고 ‘과세'는 조세법에 의한 행정처분으로서 별개의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 몰수추징 된다 할지라도 과세요건은 이미 충족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몰수추징과는 관계없이 불법정치자금에 대해 별도로 과세할 수 있다.

▲곽태원 서강대교수 〓 불법정치자금 문제에 증여세나 소득세를 가지고 대응하려하면 여러 가지 논리적 모순에 봉착하게 된다. 불법적인 정치자금에 대해 과세하더라도 먼저 과세하고 처벌된 뒤에 경정청구를 하게 하는 것은 효율적이지도 않으며 순리도 아니다.

▲권해수 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 〓 국세청은 정치권 및 고위공직자의 불법자금수수에 대해서는 봐주기로 일관하고 있다. 명확하게 드러나 있는 사안에 대해 국세청을 포함한 행정기관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이상근 시민행동 전문위원 〓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정치권에 대한 과세와 더불어 제공한 기업체나 개인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철저한 세무조사를 통해 불법자금의 원천에 대한 과세가 이뤄져야 한다. 국세청이 과세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현행 세법하에서도 얼마든지 세금을 매길 수 있다.

▲이재교 변호사 〓 대가관계 있는 경우에는 소득세를, 대가관게 없는 경우에는 증여세를 부과한다면 대가관계 없는 정치자금을 준 사람의 책임이 대가관계 있는 돈을 준 사람의 책임보다 더 무겁다. 따라서 불법정치자금 과세방법을 대가관계 여부에 따라 소득세와 증여세로 나누는 것은 불합리하며 어느 경우든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합당하다.

▲이주선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일벌백계적인 방법이나 최고수준의 벌금만이 범죄를 예방하거나 축소하는데 능사가 아니다. 불법정치자금에 대한 과세도 최적 수준에서 결정되고 이를 통해 억지력과 적정한 수준의 과세 형평성이 유지돼야 한다.

▲최영태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소장 〓 부패의 고리인 불법정치자금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국세청과 행정당국이 무과세 관행을 조장했기 때문이다. 불법정치자금에 대한 과세는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므로 행정청이 기존 판례에 배치되는 결정을 섣불리 해서는 안된다.

 

제 396호 (2004.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