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국회에서 겸직제한 해제, 세무법인 활성화, 유사명칭 사용금지 명문화 등 세무사법상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개정한 세무사법 개정법률안이 통과되었다.

 

개정된 주요내용을 보면 종전에는 세무사가 보수있는 공무원을 겸할 수 없고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는 원칙적으로 영리업무에 종사할 수 없었으나, 앞으로는 법무사ㆍ변리사ㆍ관세사ㆍ감정평가사ㆍ공인노무사ㆍ공인중개사ㆍ경영지도사 등 이와 유사한 전문자격사를 겸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ㆍ지방의회의원 또는 비상근공무원을 겸할 수 있게 하였다.

 

영리업무에 대한 원칙적 허용에 대하여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제한하였던 세무대리(기장 조정) 법인에 대한 비상근이사에 대한 겸직제한은 우여곡절 끝에 재정경제위원회의 소위원 법안심의과정에서 삭제토록 하여 종전의 규정대로 학원ㆍ학교의 출강, 영리법인의 비상근임원(비상근이사, 비상임감사)에 대한 겸직을 허용할 수 있게 했다.

 

정부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위원회에 제출한 세무사법 개정안에는 규제개혁위원회의 의견에 따라 비상근이사는 법인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세무대리의 객관성ㆍ공정성 측면에서 세무사가 직접 기장하는 법인에 대해서는 겸직을 불허토록 되어 있었으나, '현실적 측면에서 세무사가 세무대리하는 법인은 영세한 중소법인이므로 별도의 비상근이사와 세무대리인을 둘 경우 경비부담이 크고 세무사가 세무대리와 비상근이사직을 겸직할 경우 기장지도 등을 통한 회계투명성 제고, 기업경비절감 효과 등이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원수정 제안으로 겸직이 허용된 것이다.

 

또 세무법인에 대한 새 章(제4장의 2)을 만들어 제16조의 3부터 제16조의 16까지 설립, 세무법인의 등록, 사원 등, 자본금 등, 손해배상준비금, 타법인출자의 제한 등, 명칭, 사무소, 업무집행방법, 경업의 금지, 해산, 정관변경의 신고, 등록취소 등, 준용규정에 대한 14개 조항을 신설하고 이 법에 규정되지 않은 사항은 상법 중 유한회사규정을 준용하도록 했다.

 

종전에는 세무법인은 세무사 3인 이상으로 구성되고 상법상 합명회사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였으나, 앞으로는 세무법인의 대형화와 전문화의 토대가 될 수 있도록 세무법인의 형태를 상법상 유한회사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변경함으로써 무한책임에서 유한책임으로 책임의 한계를 명확히 하였다.

 

손해배상문제 발생시 무한ㆍ연대책임에 따른 구성원의 책임소재가 불명확하여 세무법인의 설립과 대형화에 장애요인이 되었던 문제가 해소되었고, 세무사도 세무법인의 대표이사(사장, 회장)가 될 수 있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3인 이상의 합동사무소의 설치요건을 삭제함으로써 2인의 합동사무소 설치가 가능해 졌다. 다만, 유한회사의 구성요건 및 자본금 충실의무에 따라 세무사 5인 이상과 자본금 2억원 이상으로 그 요건을 강화하였으나, 세무사 5인의 요건에는 세무사인 사원 3인 이상을 그 요건으로 하고 소속 세무사인 직원을 포함하여 5인이 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하였으며, 개정 세무사법 시행당시 합명회사인 세무법인은 2003년 12월 31일까지 개정규정의 요건을 갖추도록 유예기간을 두었다.

국회 입법과정시 재정경제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일부의원이 비상근임원 등 겸직제한에 대한 규제개혁위원회의 의견에 찬동하고, 세무법인 개정사항에 대해 납세자를 위한 책임 강화차원에서 무한책임이 강조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법 개정안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본회 회장단에서 법 개정 취지를 설명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원안대로 의결토록 했다.

 

또한 세무사의 직무 중 조세에 관한 신고서류의 확인은 종전에는 당해 세무사가 작성한 경우에 한하여 가능하였으나, 조세에 관한 신고서류를 세무사가 작성하지 아니하였거나 작성한 세무사가 휴ㆍ폐업으로 인하여 이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세무조정?기장대행 또는 자문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세무사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세무사의 직무범위가 확대되었다.

 

세무사와 유사한 명칭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유사명칭사용금지를 명문화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함으로써 추후 유사명칭으로 인한 업계의 혼란과 국민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한편 국세행정 경력이 있는 공무원에 대한 세무사자격 자동부여제도를 폐지하면서 2000년 12월 31일 현재 동 근무경력 10년 및 5급 이상 근무경력이 5년 이상인 자에 한하여 종전의 규정을 적용하도록 한 세무사법중개정법률(1999. 12. 31, 법률 제6080호) 부칙 제3항의 규정이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결정(2001. 9. 27, 2000헌마152)됨에 따라 2000년 12월 31일 당시 동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5급 이하의 국세행정 경력이 있는 공무원에 대하여는 향후 종전 규정에 의한 요건을 갖출 경우 세무사자격을 부여하는 것으로 개정되었다.

 

국세행정경력 공무원에 대한 세무사자격 자동부여는 본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변리사, 관세사 등 타자격사 관련 법률에 대한 개정과 동일하게 개정 추진됨에 따라 세무사회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

 

 

제 354호 (2002.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