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의 한 병원이 인천시체육회 산하 경기가맹단체와 짜고 기부금을 낸 뒤 되돌려 받는 수법을 통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면제받는 등 기부금을 세제유예 및 자금세탁 목적으로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인천의 S병원이 원장이 부회장으로 있는 인천시체육회 가맹단체인 트라이애슬론연맹에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4억5천만원의 기부금을 낸 뒤, 이 가운데 4억원을 되돌려 받는 식으로 허위기부한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성실납세자로 선정돼 국세청장상을 받기도 한 S병원은 사회공헌도, 고용창출, 성실납세 등을 통해 국세청장상을 받으면 3년간 세무조사 면제와 세제유예 혜택을 받는 점을 악용해 이같은 거짓 기부행위를 한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경찰은 S병원에 기부금을 되돌려주는 대가로 5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트라이애슬론연맹의 전무 A씨와 S병원 원장을 배임수재 및 알선 등의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A씨가 지난 2008∼2010년에 3억∼3억6천만원씩 모두 9억여원을 트라이애슬론 대회 개최비 명목으로 지원받아 이 중 2억5천만원을 횡령한 사실도 밝혀냈다.

지난달 10일 인천시체육회를 압수수색한 경찰은 시 체육회가 트라이애슬론연맹에 대회예산을 지원하면서 예산사용내역에 대한 감사를 소홀히 했다고 보고, 체육회가 A씨의 예산횡령과 S병원의 허위 기부행위를 묵인했는지를 집중 조사중이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트라이애슬론연맹 뿐 아니라, 체육회 산하 52개 가맹단체들과 기부금을 낸 기업들의 자금사용 및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며 "일부 기업이 세무조사를 면제받기 위해 기부행위를 악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 체육회 관계자는 "체육회에서 지원한 예산에 대한 감사는 서류를 통해서만 이뤄지고 있어 실제적인 집행상황을 확인하기는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체육회는 올해 총 119억8천200만원을 인천시로부터 지원받아 핸드볼 등 시 체육회 직영팀 운영비(40억원)와 체육진흥비(16억원), 전국ㆍ소년ㆍ동계체전 참가비(23억원), 경상비(14억원) 등을 지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