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서 납세자의 권익보호를 총괄하며 `납세자의 호민관'으로 불렸던 이지수 납세자보호관이 건강상의 문제로 사퇴하게 돼 국세청이 후임자를 물색중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작년 9월 당시 백용호 국세청장은 납세자의 권리와 이익 보호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국장급으로 `납세자 보호관' 자리를 신설하고 개방형 공모를 통해 판사 출신인 이지수 변호사를 선발, 2년 임기로 임용했다.

이지수 보호관은 서울대 법대, 미국 하버드대 법과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수원지방법원, 서울가정법원, 청주지방법원 등에서 판사를 지낸 뒤 김&장법률사무소에서 조세 전문 변호사로 일해온 `재원'이어서 선발과정부터 화제가 됐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납세자 권익보호를 위해 과세단계 이전부터 조사단계까지 (납세자의) 권익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으로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의욕을 보였다.

실제로 그는 작년 10월 수도권 소재 P세무서로부터 세무조사 계획을 통보받은 한 개인사업자가 세무조사를 받은 지 1년만에 `특별한 이유'없이 연속으로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자 `납세자 권리보호 요청제'에 따라 세무조사를 중지시키기도 해 눈길을 끌었었다.

당시 백 청장은 "세무조사 중지 사실을 청장인 나에게도 사전에 알리지 않았을 정도로 납세자 보호를 위해 원칙적으로 일했다"며 그의 업무태도를 공개적으로 칭찬했었다.

이후에도 납세자보호관실의 지적으로 세무조사가 중단된 것이 몇 건 더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수 보호관은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건강상의 이유로 일찍부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며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해 미안할 뿐이며 사퇴와 관련해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국세청 직원들은 "외부에서 영입된 이지수 보호관이 그동안 국세청이 납세자의 입장과 시각에서 납세자 친화적인 세정을 펼쳐 나가는데 신선한 충격을 많이 줬다"며 사퇴 예정 소식에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