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일정 요건을 갖춘 기업과 협정을 맺은 뒤 세무조사 없이 납세자의 신고내용을 수용하는 '수평적 세원관리제'를 마련, 내년부터 시행한다.

한상률 국세청장은 10일 주한 유럽상공회의소(EUCCK) 주최로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3회 한-유럽연합(EU) 협력상 시상식에서 대상인 세계화상을 수상한 뒤 이같은 제도 도입계획을 밝혔다.

국세청이 도입 방침을 밝힌 수평적 세원관리제는 납세자의 세금신고를 세정당국이 사후적으로 조사해 확인하는 수직적 방식과 대조되는 것으로, 현재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등 일부 외국에서 유사한 제도를 시행중이다.

국세청과 성실납세 이행협약을 맞은 기업은 모든 세무쟁점을 국세청에 자발적으로 공개해야 하고 국세청은 이에 대해 책임있는 답변을 신속히 제공할 의무를 지도록 하는게 이 제도의 골자다.

한 청장은 "성실 납세기업은 세금문제를 조기에 종결할 수 있어 세무상의 불확실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과세당국은 성실한 납세자에게는 세무간접을 배제하고 불성실한 납세자에게만 세무역량을 집중시켜 과세행정의 효율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윤리, 투명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기업, 자체적으로 엄격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적용기준을 마련해 이 제도를 시범 운영한 뒤 그 결과를 봐가면서 대상기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 청장은 이날 수상소감에서 "앞으로 EU 등 세계 각국 과세당국과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불합리한 과세기준을 적극 발굴해 개선함으로써 내.외국기업 구분없이 기업하기 좋은 세정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