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安昌湳 강남대교수 - 변리사의 경우 특허, 실용신안, 의장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 또 국가가 행정소송의 당사자가 된 경우에는 행정청의 장은 그 행정청의 직원 또는 상급행정청의 직원을 지정하여 행정소송을 수행하게 할 수 있다.

 

세무사의 조세소송대리권을 제한하는 이유가 소송절차 등의 이유라면 변리사 또는 행정청의 직원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는 규정에 비추어 볼 때 헌법의 평등의 원칙과 헌법재판소의 판례(헌재 1998. 9. 30 선고, 98헌가7 등 다수)와도 배치되고, 독일, 일본, 미국, 프랑스 등 외국의 소송대리인제도나 납세자의 편익을 생각해 볼 때 세무사의 소송대리권을 억제할 필요성은 없다. 물론 세무사가 소송대리를 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철저한 소송수행능력을 갖추기 위해 보수교육, 세무사시험제도의 개선 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독일의 경우 조세소송사건은 행정법원과 분리된 별도의 조세법원에서 관장한다. 조세법원은 2단계심급으로 구성되는데 1심은 각 주에 있는 조세법원에서 담당하고 최종심은 연방조세법원에서 담당하며 1심에서는 소송대리인 강제주의가 적용되지 않지만 제2심에서는 적용된다. 2심에서는 대리인의 자격에는 제한이 없으나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만이 소송대리인을 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2002년 4월 1일부터 개정된 세리사법 규정에 따라 재판소에 보좌인으로써 변호사인 소송대리인과 함께 진술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우리나라 법률시장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인 높은 소송비용과 낮은 질 그리고 변호사집단에 의한 가격결정 등 비효율성과 불공정성은 법률서비스 공급에 대한 규제가 과도했기 때문에 생겨났으며 그 폐혜는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온다.

가능하다면 세무사의 전면적인 소송대리권 확보가 필요하겠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인 제약을 감안하여 우선 소액사건에 대한 세무사의 조세소송대리권의 확보가 필요하다.

 

◆ 토론요지 ◆

 

△ 金裕燦 계명대교수 - 조세사건 역시 고도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 분야이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세무사도 조세에 관한 행정사건에 국한해서는 소송대리인의 적격성을 구비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변리사처럼 전문성이 입증된 분야에서는 소송대리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세무사에게 조세소송대리권의 실질적인 조건을 충족시킨다는 전제하에 조세소송대리권을 부여하고 선결조건으로서 소송대리에 필요한 법적 소양을 보충하도록 하면 된다. 이 경우 형평성을 위하여 변호사들에게도 조세법 이수과정과 특별시험을 두어 조세전문변호사자격증을 주고 이러한 자격증을 가진 사람에 한하여 조세소송을 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독일은 조세전문변호사자격시험이 있다.

 

정리하면 납세자에 대한 실제적 법률구제효과는 납세자의 소송비용측면과 조세법에 대한 세무사들의 전문지식 활용을 못하는 측면, 그리고 법률서비스시장의 경쟁정책측면에서 볼 때 세무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해야 한다. 변리사 및 국가소송대리인과의 형평성측면에서 보아도 세무사에게 조세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것이 정당하다.

 

△ 金政夫 국회의원 - 재판의 공정성과 재판의 신속성을 위해서는 전문법원의 신설 또는 전문재판부의 구성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법원 내에 여러개의 재판부가 있을 경우에 전문재판부의 설치는 재판업무의 전문화를 위해 필요하다.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법률적 분쟁은 복잡·다양하고 특히 고유한 영역별로 세분화·전문화되어 가고 있다. 법원은 이러한 시대흐름을 외면하고 모든 종류의 사건을 일반법원의 재판부에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법원 또는 전문재판부의 신설은 전문지식의 배양으로 재판업무의 능률화와 신속화에 도움을 줄 것이고, 재판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 嚴基雄 대한상공회의소 상무이사 - 2005년 법률서비스시장 개방에 대비하기 위해 경제계 대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전문자격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 정부에 공식 건의하고 여론화해서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 특히 세무사는 납세자의 권익보호측면에서 어렵고 힘든 조세의 행정심판청구만을 수행하고, 조세소송에서는 변호사가 맡게 되어 연결성이 떨어지므로 세무사에게 조세소송대리권을 부여해야 한다.

법률서비스 분야에서 국민의 권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법률서비스 공급자의 숫자가 충분해야 한다. 또 선택된 서비스별 가격도 차별화돼야 한다.

 

행정심단계에서 법률적 조력을 해온 세무사와 같은 전문자격사에게 조세소송을 담당케 한다면 보다 일관성 있는 소송대리업무가 가능할 것이다. 돈 안되는 사건, 분야별 전문변호사의 부족, 고액의 수임료 등의 이유로 외면받아 온 나홀로 본인 소송자들에게도 충분한 법률적 조력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소액분쟁사건은 억울하더라도 소송비용이 소송이익을 초과할 경우 포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행정심판단계(심사·심판청구)를 거쳐 기각된 사건 3,422건 중 64%인 2,190건이 행정소송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사장되고 있다는 2001년 통계자료는 이에 대한 반증이다.

특히 특허법원과 같이 이미 전문법률분야로 특성화되어진 조세법률분야에서는 전문법원 설치와 더불어 세무사 등의 전문자격사에게 조세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방안은 전문성 제고차원에서도 유용할 수 있다.

 

△ 李弼佑 한국납세자연합회장 - 세무사의 소송대리권이 확보되지 않은 현 상태에서 최근 제기되고 있는 법률시장이 개방되면 이 분야에서 외국에서 들어온 변호사집단에 의해 법률시장은 잠식 지배됨으로써 국익의 손실을 초래할 위기에 놓여있는 현실이다. 세무사의 조세소송대리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세무사가 소송절차에 대한 법적 소양을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세무사 자격시험에 특정한 시험과목이 추가되는 것이 합당하다. 따라서 세무학과 관련된 과목을 선택적으로 변호사시험 및 회계사시험에 덧붙여 이에 응시 합격한 자에 한하여 세무대리업무를 관리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

 

독일은 변호사가 조세소송을 대리할 수 있으나, 세무대리업무의 전문성에 대한 납세자의 신뢰성문제로 인하여 조세소송을 수임하고자 하는 변호사는 세무사시험에 의한 세무사자격을 취득하고 있다.

 

△ 曺基陽 문화방송 보도국 아침뉴스팀장 - 현재 납세자는 과세불만에 대한 심사·심판청구를 하기 이해 세무사에게 의뢰해야 하고 이후의 조치인 조세소송을 진행하려면 변호사를 다시 선임해야 한다. 한번에 끝낼 일을 두 번에 걸쳐 하게 되는 것으로 정신적·물질적 부담을 배가시키는 것이다.

 

정리하면 첫째, 각 직업영역의 전문성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둘째,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라는 것이다. 셋째, 법률시장 개방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 사회자 沈宇永 한국경제사회발전연구원 이사장 - 행정심판단계에서 기각된 3천 여건의 사건 중 2천 여건이 사장되고 있는 이유가 소송비용에 대한 부담때문이라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납세자와 관련된 소액사건에 대한 권리구제가 이루지지 않고 있다는데 대해 매우 안타깝다.

 

발표자께서 제시해 준 바와 같이 세무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함으로써 납세자에게 서비스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권리구제제도를 확대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이제 법률소비자인 납세자를 위한 시대적 요청이 아닌가 한다. 더구나 세무사제도의 선진국인 독일에서는 세무사가 소송대리권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일본의 세리사도 납세자를 조력하기 위한 법정진술권을 가지게 된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하신 김정부 의원님의 토론내용에 따르면 김정부 의원님께서도 WTO 서비스시장개방에 대한 법률서비스의 국제경쟁력 확보방안으로 정부가 인정한 세무사, 관세사, 노무사, 변리사 등 전문자격사를 통하여 각 영역별 소송대리권을 부여하여 법률서비스의 선택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하였으며, 특히 복잡·다양한 법률적 분쟁의 해결을 위해 전문법원(조세법원) 및 전문재판부 신설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물론 이러한 새로운 제도의 시행은 단계적으로 시간을 갖고 타당성 을 검토해 감으로써 일반 국민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도록 지속적 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제발표자께서 제시한 세무사시험과목에 소송절차 등에 대한 법률과목의 신설과 법률소양과목에 대한 회원연수 등을 통한 자질향상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에 적극 동의하면서 아무쪼록 오늘의 심포지엄이 세무사제도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제 355호 (2002.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