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국세청은 제44회 세무사시험 합격자 707명을 발표했다.

올해는 2차 시험 응시자 1975명 중 35.8%가 합격해 지난해 2차 시험 합격자 비율인 23.5%(3000명 중 704명)보다 합격률이 높아졌다.

 

여풍은 여전히 거셌다.

여성 합격자가 143명으로 지난해 보다 0.9%포인트 올라 전체의 20.2%를 차지했다.
처음으로 여성합격자 비율이 전체합격자의 20%를 넘어선 것이다.

반면 몇 년 동안 여성이 지켜 온 수석합격과 최연소합격의 자리는 약관을 갓 넘은 남자 대학생이 차지했다.

 

전 과목 평균 74.3점을 맞은 창원대 세무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박동선(21세) 군이 그 영광의 주인공.

최고령 합격자는 올해로 63세를 맞은 한영웅 씨다.

국세 공무원으로 17년간 재직한 한 씨는 지난 92년부터 꾸준히 세무사시험을 준비해 온 결과 성공적인 결실을 맺게 됐다. 

 

세무사신문은 업계의 든든한 희망이 될 두 합격자를 만나 합격소감을 들어봤다.

 

 

“최연소에 수석합격이라니 믿기지 않았죠”

 

-수석합격과 최연소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기분이 어떠한가?
인터넷에서 검색하다가 수석이자 최연소 합격이라는 걸 알게 됐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아 장난이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다음날 국세청에서 전화를 받고 실감하게 됐다.

-주위 반응은?
부모님 추천으로 세무학과를 오게 됐는데, 세무사시험을 수석으로 합격하니 너무 좋아하셨다.
학교에서도 축하를 많이 해줬다.
며칠 전에는 학교 홍보자료 만든다고 사진촬영도 해주는 등 주위에서 자랑스러워 하는 것 같아 기뻤다.

 

-공부는 어떤 식으로 했나? 공부 비결 같은 게 있었다면?
실생활에 바로 접목되는 세무회계 공부가 재미있게 느껴져 흥미를 갖고 공부했던 것이 고득점의 원인인 것 같다.
그 외에 특별한 비결은 없었다. 남들 하는 방법으로 집중해서 공부했을 뿐이다. 주로 동영상 강의를 많이 이용했고, 주말과 방학에는 서울로 강의를 들으러 가기도 했다.
전공이 세무학과이다 보니깐 전공공부가 곧 시험 준비여서 휴학을 하지 않고도 합격할 수 있었다. 대학에 들어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시험 준비를 해 2년 반 만에 합격한 것 같다.

 

-공부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공부 자체보다는 주위 시선이 부담스러워 힘들었다.
주위 친구들 대부분 군대를 가는데 왜 가지 않고 공부만 계속하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럴수록 위축이 돼 힘들었다.
한편 그런 말을 자꾸 듣다보니 반발심이 생기고, 오기가 발동해 더 공부에 몰두할 있었던 것 같다.

 

-아직 학생신분인데, 장래 계획이 있다면?
우선 군대를 가야 한다. 하하
갔다와서는 세무법인이든, 일반 기업이든 큰 회사에 몸담고 싶다. 조세불복을 전문으로 다루는 유능한 세무사로 성장하고 싶다.

 

-후배수험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험난이도 보다 체감난이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험 자체보다는 시험을 대하는 자신의 마음가짐이나 주위환경이 중요하다.
‘이것만은 해보자’는 의지를 갖고 시험에 맞서길 바란다.

 

 

 

“속이 다 후련합니다”

 

-오랫동안 준비한 걸로 알려져 있다.
92년부터 꾸준히 준비했다.
92년 시험을 준비한 첫 해에 간발의 차이로 떨어진 후로 생각만큼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다.
결국 15년이 걸렸는데, 지금이라도 합격해 속이 다 후련하다.

 

-세무사 시험을 본 계기는?
대입시절 원하던 대학에 떨어진 후 국세공무원으로 17년간 근무했다.
퇴직 후 세무사로서 제2의 인생을 살기위해 세무사 공부를 시작했다.
세무사시험 일부과목 면제도 받지 못해 일반 수험생처럼 전 과목을 공부하느라 오래 걸린 것 같기도 하다.

-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
주로 학원을 이용했다.
학원 수업이 끝나면 인근 도서관에서 새벽 1시까지 펜을 놓지 않았다.
특히 회계학에 집중했다.
문제에 비해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전체적인 문제분석이 필수적이었다.
짧은 시간에 문제분석을 빠르게 해 스피드 있게 푸는 연습을 많이 했다.

 

-향후 진로를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우선 세무사실무교육을 받고, 합자회사나 세무법인 등에서 일하면서 세무사로서 경력을 쌓을 생각이다.
차후 기회가 되면 전문성과 적성에 맞는 분야를 선택해 진출해 볼 생각이다.

-후배수험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세법학은 만만치 않더라.
수험생들은 세법을 공부할 때 각 세목별로 연관된 부분을 연상하며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무사시험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 만큼 끈기를 갖고 시험 준비를 해야 한다.

 

 

세무사신문 제469호 (2007.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