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세무사회관 4층 소강당에서는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이 주최한 ‘국세청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개최됐다.

 

엄호성 의원은 공청회 시작에 앞서 “국세청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 공청회를 준비했다”며 “21세기 선진 국세사회로 진입을 앞둔 시점에서 국세청의 부정적 인식 개선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라고 말했다.

 

엄 의원은 “OECD 주요선진국들이 대부분 국세청과 국세업무와 관련한 독자적인 법률체계를 갖추고 있고, 국세청장의 임기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며 국세청법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9월 정기국회에 법률안을 제출할 것”이라면서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할 경우 당 대선 공약으로 채택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청회 토론자로는 박완두 세무사회 법제이사, 서희열 강남대 교수, 김형준 조세연구원 연구위원,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이 참석했으며, 정부 측에서는 김도형 재경부 조세정책국장, 서필언 행자부 조직혁신단장, 황서종 중앙인사위 인사정책총괄과장이 참석했다.

 

공청회에서는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 확보 방안 ▲국세공무원의 계급정년제 도입여부 ▲국세공무원인사위원회 설치여부 ▲국세공무원의 급여체계의 독자성 ▲청장임기제 및 임용자격요건, 임용방법 등의 주제를 놓고 토론이 펼쳐졌다.

 

공청회 발제자로 참석한 박 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국세청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국세청장 및 국세공무원에게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면서 “지원 방법에 있어서는 견해가 나뉠 수 있지만 국세행정이 선진화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표에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완두 세무사회 법제이사는 “국세청장의 인사가 정치적 영향에 따라 이뤄지면 세무행정의 독자성을 지키기 어렵다”면서 “법적 보장 없이 국세청장의 신념과 용기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국세청장 임기제에 찬성했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국세청법의 제정이 과거 권력자를 위한 국세청에서 국민을 위한 국세청으로 탈바꿈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1급 행정공무원보다는 봉사경험이 있는 사회 CEO 청장을 임명해 국민에게 봉사하는 국세청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세청법 제정에는 찬성하나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주장한 서희열 강남대 교수는 “국세청장 임명자격을 개방해 전문성을 갖춘 외부인사가 조직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국세공무원의 급여체제와 관련해서 “세무부조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사구조와 급여체제를 개선해야한다”면서 “급여를 더 준다고 부정부패가 없어지지 않는 만큼 태스크 포스팀을 구성해 연구해야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연구위원은 국세공무원의 보수우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김 위원은 “보수상향의 기본적인 원칙에 동의한다”며 “미국처럼 조사분야 또는 징수분야 요원들은 인센티브를 주더라도 일반행정직의 경우 일반공무원과 같은 대우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측에서 참석한 3명의 토론자는 대체로 신중한 입장를 보였다.

황성종 과장은 “취지에는 공감하나 별도의 법까지 만들어 특례를 주기보다는 국세행정을 개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며, 국세청장 임기제와 국세공무원의 특정직 전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서필언 단장은 국세공무원의 특정직화에 관해 “행정기관의 행위가 국민의 신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관에 대해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만큼 국세공무원의 특정직 전환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도형 재경부 조세정책국장은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 문제에서 출발한 국세청법은 현재 국세청의 현실과는 다르다”며 “미래 비전 방안을 고려해 복지세정, EITC, 4대보험료의 징수 등 국세청이 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고 이에 맞춰 국세청법의 제정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무사신문 제464호 (2007.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