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납세자가 무기장납세자보다 세부담 높아

 

2003년 5월, 기준경비율제도 시행 후 처음 신고하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 동안 현장에서 직접 납세자들의 세금을 조정해 주는 일선 세무사들에게 비상이 걸렸었다.

 

기준경비율에 의해 소득금액을 산정할 경우 예상외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많은 얘기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우려되는 상황은 기장하는 납세자가 무기장 납세자(기준경비율 적용대상자)보다 오히려 세부담이 가중되는 현상이 빈번히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일례로 某회원의 경우 ○○조합 50개 업체를 기장대리하고 있는데 기준경비율에 의해 계산한 결과 모두 결손이 발생하고 있었고, 또 다른 회원의 경우 기장대리하고 있는 8개 업체를 업종별로 기장에 의한 소득금액과 기준경비율에 의한 소득금액을 사전 분석해 본 결과 도ㆍ소매업은 기준경비율을 적용한 소득금액 결손이 발생했으며, 그 이외의 업종은 같거나 기준경비율에 의한 소득금액이 오히려 적은 것으로 분석.

 

이러한 결과를 두고 대부분의 회원들은 납세자에게 양심에 따라 기장소득으로 신고를 하여야 한다고 권고하고는 있지만, 기준경비율을 적용할 경우 세액이 적어진다면 과연 누가 세무사에게 기장을 맡기겠냐고 이의를 제기.

 

한편, 일부 회원들은 국세청이 기준경비율을 시행만 해 놓고 성실히 기장을 준수하는 납세자에게는 전혀 혜택을 부여하는 방침이 없어서 성실신고자들이 오히려 기준경비율 쪽으로 선회할 수도 있으므로, 기장에 의한 신고시 결정소득율이 전년도 소득율 이상일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세무조사를 배제하는 등의 기대이익을 부여해야 한다며 세정당국의 결단을 요구.

 

이처럼 기준경비율의 문제점이 불거지자 세무사회는 국세청에 무기장사업자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기장신고자에 대해서는 혜택을 주는 한편 일부 업종의 기준경비율을 재조정해 줄 것을 건의하기도.

 

이와 관련 국세청에서는 세무사회의 건의를 수용, 기장할 능력이 있는 사업자가 합리적인 사유없이 기준경비율에 의해 추계신고한 경우에는 축소신고 및 주요경비 허위계상 등 불성실신고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아 중점관리해 나가고 계속 기장사업자는 우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무사회에 알려오기도.

　

“세무사징계권 국세청 이양”다시 수면 위로

 

세무사회, 징계권 재경부 존속 주장

 

공인회계사의 징계위원회도 재경부에 있어

　

지난 5월 9일 노무현 대통령 주제로 열린 국정과제 회의에서 세원투명성 제고 방안 논의 중 세무사징계권 이양문제가 언급된 것을 두고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세무사의 감독강화를 위해 세무사징계권을 재경부에서 국세청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세무사회 신임회장단은 재경부 김영룡 세제실장과 조세지출과, 청와대 빈부격차ㆍ차별시정기획단을 차례로 방문하여 반대의사를 분명히 표시하고 건의서를 제출했다.

 

그렇다면 징계권 이양의 문제가 나올 때마다 세무사업계에서는 반발하고 있는데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상생의 논리”가 붕괴된다는데 있다. 현재 재경부가 갖고 있는 징계권이 만약 국세청으로 이양된다면 국세청은 한손에는 소추권(징계요구권), 다른 한손에는 재판권(징계의결권)을 동시에 갖게 되어 절대권력을 소유하게 됨으로써 세정협력자 내지는 동반자로서의 세무사의 의미가 퇴색해져 버린다.

 

또한 과세권행사 관청인 국세청이 부과ㆍ징수 등 조세채권자의 입장과 납세자 권익보호의 입장이라는 양면성을 가지면서, 국세청장이 세무사를 징계한다는 것은 세무사의 역할 중 세정협력과 납세자의 권익보호라는 양면성 가운데 납세자의 권익보호라는 측면이 도외시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만약의 경우 징계권 이양 후에 재경부장관이 징계요구를 할 경우 이는 상급관청이 하급관청에 징계를 요구해 결과를 기다리는 모순이 발생할 수도 있게 되는데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세무사제도 도입 당시에도 세무사징계권을 국세청ㆍ세무사ㆍ납세자의 이해당사자가 아닌 재경부에 두었던 것이다.

 

현재 공인회계사의 징계위원회도 재경부에 있는 만큼 유사자유직업자와의 형평성에도 논란이 일수 있는 본 사안에 대해서, 이해당사자인 재경부, 국세청, 세무사회 삼자가 모여 합리적인 방향으로의 해결책을 도출해내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제 367호 (2003.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