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에 따른 부의 증가보다는 안정적인 혈압과 정신건강이 한 나라 국민의 행복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영국 워윅대학 앤드루 오스왈드 교수 연구팀이 16개 유럽 국가에서 1만5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스웨덴, 네덜란드, 덴마크, 영국, 아일랜드 등 행복도가 높은 나라 국민의 평균혈압은 포르투갈, 독일, 이탈리아 등 행복도가 낮은 나라 국민의 평균혈압보다 낮고 안정돼 있었다.

연구팀은 정신건강의 질과 관련해서도 행복도와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면서 덴마크, 네덜란드, 스웨덴, 룩셈부르크 국민의 정신건강이 양호한 반면 이탈리아, 그리스, 프랑스 국민과 옛 동독지역 주민의 정신건강은 열악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연구보고서에서 "행복한 국가에서는 고혈압 환자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심리학적 건강이 쉽게 측정되지는 않지만 행복도와 고혈압 사이에는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FT는 오늘날 부유한 나라의 국민이 빈곤국 국민에 비해 더 행복하다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국민에게 기본적인 삶의 수준을 제공할 만큼 경제적으로 충분히 발전한 국가에서는 경제성장이 체감 행복도 또는 체감 '웰빙'에 더 이상 반영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오스왈드 교수는 "열악한 사회안전망이 낮은 행복도와 정(正)의 상관관계를 갖는다"며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경우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업보험급여가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자금을 지원해 지난 달 26일 발간한 유럽 표준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럽인 대부분이 전반적으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민의 체감 행복도에서는 덴마크가 가장 높았고 벨기에, 아일랜드, 스웨덴, 룩셈부르크, 핀란드 국민이 높은 체감 행복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