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밀수꾼들은 밀수를 범죄로 생각하지 않았다.

영국의 유명한 수필가 찰스 램은 “나는 밀수꾼을 좋아한다. 그들은 정직한 도둑이다. 세금 이외의 다른 것은 훔치지 않기 때문이다” 라고도 말했다.

이렇듯 관세의 이면에는 쭉 밀수가 존재해 왔다.

16세기 말 영국에 담배가 처음 소개됐을 당시 낮은 세금이 부과됐다.

그러나 제임스 1세는 담배를 ‘멸망의 독초’라 부르면서 그것을 없애버리려고 담배에 대한 세금을 이전보다 40배나 올려, 1파운드당 2페니에서 6실링 8페니로 부과했다.

이로서 합법적으로 담배를 구할 수 없게 된 일반인들 사이에 밀수가 성행하게 됐고 영국 내에서 담배재배를 하는 농민도 생겨나게 됐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마저도 금지돼 밀수꾼들은 목숨을 걸고 밀수에 매달리게 됐다.

양모 밀수출 또한 큰 조직의 밀수가 행해졌는데 밀수출업자들은 수적으로도 많았을 뿐 아니라 무기도 갖추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았다.

밀수가 극에 달하자 영국 정부는 6마일 이내 연안에서 50톤 이하의 배가 차를 싣고 배회하면 모두 압수하고 밀수한 상품을 구매한 자는 3개월 투옥, 밀수로 기소된 자는 7년간 식민지로 이송된다는 법을 공포했다.

하지만 밀수는 그치지 않았고 세관원이나 행정 책임자들이 40∼50명씩 무장해 다니는 밀수꾼을 감당하기는 어려웠다.
그러자 법은 점점 더 강화되어 밀수꾼은 무조건 사형에 처해졌다.

그러나 법이 가혹할수록 밀수꾼의 세력은 더 강해졌고 세관원들만 어려움을 겪게 됐다.

1756년 8월 영국과 결탁한 프로이센이 오스트리아 작센 지역에 침입함으로써 7년 전쟁이 발발했다.

이에 영국이 프로이센에 재정원조를 계속하기 위해 차의 관세를 125%에서 12.5%로 낮추자 합법적인 차의 판매가 증

가했고 밀수꾼들이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영국은 오스트리아를 지원하던 프랑스와의 7년전쟁이 길어지게 되면서 다시 수출입 물품의 관세가 급격히 상승하게 됐다.

또한 밀수꾼들은 프랑스인에게 영국군에 대한 정보와 선박의 이동상황을 알려주었으며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의 가치는 대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많은 밀수꾼은 이중첩자 노릇을 해 프랑스의 정보를 영국에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우리나라 세관에 따르면 명품 손목시계나 고가 카메라 등이 주류를 이루던 밀수가 최근 들어 애완용 새알(뉴기니산 앵무새 등)이나 원숭이 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하니 과연 예나 지금이나 세금을 안내고 돈을 챙기려는 사람들의 불법행위가 근절되기 쉽지 않은 모양이다.

 

 

세무사신문 제455호 (2007.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