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업계가 줄곧 주장해 왔던 현행 세무사징계양정의 과도한 형량 완화문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2월 7일 박영태 세무사(사진 원내)가 재정경제부 장관을 상대로 낸 과태료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세무사 본인의 소득세 신고내용은 세무사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원고승소 판결을 내림에 따라 그간 논란이 되어 왔던 세무사징계양정규정 개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세무사의 직무는 주로 납세자를 대리해 행하는 업무이며, 원고가 자신의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것은 대리가 아닌 자신의 조세에 관한 업무를 직접 행한 것이므로 그 직무에 관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고가 본인의 세무신고를 하면서 비용을 과다 계상하거나 일부 소득을 합산 누락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세무사징계양정규정 중 2003년 10월 새로이 신설된 ‘비용과다계상’과 관련된 세무사징계위원회의 징계양정이 향후 어떠한 논리에서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암묵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특히 세무사법 제12조 제2항과 관련하여 재판부가 내린 판결을 보면 “진실은폐 및 허위진술금지의무는 세무사가 공공성을 지닌 세무전문가로서 그 직무수행에 있어 사명을 다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부과된 의무로서, 직무관련성을 요한다고 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재판부가 세무사법 제12조 제1항이 의미하는 바를 ‘직무에 관련된 것에 한정하고 있다’며 세무사의 성실의무 위반 여부는 ‘세무사의 직무와 관련된 것’을 전제로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그간 확대해석 되어 온 세무사법 제12조(성실의무) 위반에 대하여 위반사항이 세무사직무와 연관이 있는지의 여부가 우선적으로 가려져야 할 것으로 보여 세무사징계위원회의 징계양정 적용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소송을 제기한 박영태 세무사는 2002년·2003년 귀속종합소득세 신고시 외부 강의료 등을 누락해 지난해 5월 열렸던 제56차 세무사징계위원회에서 과태료 300만원의 징계처분을 받은 바 있다.

 

세무사신문 제452호(2007.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