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0일 국회 재정경제위를 통과한 세무사법 개정법률안이 구랍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까지는 변호사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법사위원들의 국회법 위반 횡포와 특검법파동에 따른 국회 일정 지연 등 파란의 연속이었다.

 

법체계에 부합하느냐의 논란과 함께 법사위의 횡포에 맞선 수정동의안의 본회의 표결 철회 등 아쉬움도 있었지만 세무사시험 합격자만 세무사 명칭을 사용하도록 하는 당초 법개정 취지를 충분히 살린 법개정이었다.<편집자주>

　

11월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정

지난해 11월 10일 신규 변호사 회계사의 세무사자격 자동부여를 폐지하고 세무사명칭의 사용을 금지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이 재경위를 통과해 1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
19일 법사위는 전문위원의 검토보고를 듣고 재경위 통과안을 통과시키려 했으나 대체토론 과정에서 자민련 김학원 의원이 “법체계상 문제가 있다”며 법안심사2소위로 넘길 것을 주장해 2소위로 회부.

 

특검 거부권 파동으로 법안소위 연기(11.26, 12.4)

법사위는 11월 26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세무사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었으나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에 대해 25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자 이에 항의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단식 돌입과 한나라당 의원들의 등원거부로 소위 개최가 무산됐으며 12월 4일로 잡힌 법안소위도 연기.

 

법사위 1, 2차 법안소위(12.10, 12.11)

12월 10일 법안소위에서 변호사회, 회계사회, 법무부가 세무사자동자격을 폐지하는 세무사법 제3조의 개정에 반대.

 

세무사회는 변호사회 등의 자동자격 유지 주장이 세무사법 개정취지에 반할 뿐 아니라 법체계와 헙법에 위배된다고 반박하고 기존 변호사와 회계사가 5년후 세무사회에 입회해 세무사 명칭을 사용토록 하는 부칙조항에 대해서는 세무사법 개정의 원만한 통과를 위해 양보하겠다는 의사를 표시.

 

그러나 법무부와 변협 등은 세무사자동자격 폐지는 궁극적으로 세무대리 업무를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는 억지 주장을 계속했으며 모두 변호사 출신들인 소위 위원들이 이를 받아들여 심의가 연기.

 

11일 김용균 소위위원장과 한나라당 심규철, 최연희, 함석재 의원과 민주당 함승희 의원 등 변호사 출신 5명의 의원이 참석해 소위 속개.

 

이날 법안심사소위 위원들은 법체계상 맞지 않는다는 세무사회와 재경부의 반대 주장에 대해 “입법권은 국회의원들에게 있는 것”이라고 밝히고 “자신들은 법률가로서 법체계에 문제가 없도록 할 수 있다”며 세무사자동자격을 다시 부활시키고 신규 변호사와 회계사만 세무사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쪽으로 세무사법을 개정하는데 합의하고 12월 17일 통과시키기로 합의.

 

이러한 법사위원들의 횡포에 대해 세무사회는 재경위원들과 협의한 결과 계속 반대하면 법사위원들이 법안을 보류시켜 폐기할 우려가 있으므로 더 이상 항의하지 않고 법사위원들이 수정하여 통과시키면 본회의에 수정동의안을 내기로 결정.

 

그러나 이러한 세무사회의 대책을 김정부 의원이 ‘법사위가 재경위통과법안을 수정하면 본회의에 수정안을 내겠다’고 12월 14일 연합뉴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언급. (이러한 사실은 12월 15일자 일간신문에 대서특필.)

 

법사위 3차 법안소위(12.17)

12월 17일 법안소위에서 법사위원들은 김정부 의원의 본회의 수정동의안 제출 인터뷰를 문제 삼으며 11일의 세무사자동자격은 부여하되 명칭을 못쓰게 하는 잠정합의안을 의결하지 않고 보류. 법사위원들은 김정부 의원이 수정안을 내지 않겠다고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확약하기 전에는 세무사법 개정안의 법사위 통과는 없을 것이라며 법안을 보류시키겠다고 통보.(보류되면 자동폐기됨)

 

"국회법 위반" "월권" 논란 속 법사위 통과(12.19)

세무사법 개정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김정부 의원은 12월 1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앞서 열린 법안심사소위에서 본회의에 수정동의안을 내지 않겠다고 답변.

 

이에 따라 법안소위는 재경부의 강력한 반대를 묵살하고 변호사의 세무대리 재경부 등록 의무를 삭제한 채 의결했으며 이어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세무사법 개정법률안은 통과.

 

수정동의안 기습 서명ㆍ제출(12.22, 12.23)

12월 19일 세무사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자 세무사회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수정안을 내기로 하고 준비작업에 돌입.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며 22일 오후 기습적으로 77명의 국회의원들로부터 수정동의 서명을 받음.

 

23일 보안에도 불구하고 수정동의안 제출을 인지한 법사위원들과 한나라당 당직자로부터 수정동의안 철회의 압력이 들어오는 가운데 이날 오전 10시50분에 수정동의안을 국회에 전격 제출.

 

오후 1시10분 재경위는 소속위원간담회를 긴급 개최해 한나라당과 법사위원들의 수정안 철회압력에 대해 협의한 결과 법사위의 월권을 방치할 수 없다는 결론에 합의하고 재경위 차원에서 수정안을 제출한 것으로 하고 수정동의안 통과에 노력키로 결의.

 

그러자 뒤이어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변호사 출신 의원들이 총동원돼 수정안 철회를 촉구하며 성토하고 최병렬 대표가 법사위개정안 지지를 밝히며 사실상 당론으로 결정.

 

이 자리에서 변호사 출신인 심규철, 최연희, 김용균 의원 등은 “밥벌이를 해주려고 변호사 업무를 떼서 준 것”이라며 “살림 내주니까 안방 차지하려한다”고 했고 역시 변호사 출신인 안상수 의원도 “왜 총선을 앞두고 변호사들을 건드리느냐, 왜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편가르기에 앞장서는지 모르겠다”며 소속집단 편들기에 혈안.

 

이에대해 나오연 의원이 “자격은 주면서 명칭은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법체계에 맞지 않는다”고 강력히 반박했으나 변호사출신 의원들의 압박에 밀린 최 대표가 “자유투표를 하되 법사위 의견을 존중해달라. 왜 한나라당이 총대를 메나”라면서 사실상 당론화 함.

 

본회의 표결직전 수정동의안 철회…법사위안 본회의 통과

12월 23일 오후 3시경 나오연 의원은 수정동의안 제출을 철회함.
방청석에서 표결 결과를 기다리던 정구정 회장 등 집행부는 세무사회의 의지와 관계없이 나 의원으로부터 철회를 통보 받음.

 

세무사회는 즉시 수정동의안 대표발의 의원을 나오연 의원에서 다른 의원으로 교체하기 위하여 세무사법개정법률안의 23일 본회의 의결을 29일로 연기하고자 시도하였으나 세무사법개정법률안 표결 30분전의 돌발적인 상황으로 대처할 수가 없었음.(의사일정 조정은 3당 총무의 동의가 있어야 뺄 수 있는데 3당 총무는 회의장내에 있어 접촉이 불가하였음.)

 

결국 세무사법은 오후 4시13분에 출석의원 174명 가운데 찬성 145표, 반대 15표, 기권 14표로 법사위 수정안으로 통과.

 

 

 

제 380호 (2004.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