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회는 지난달 24일 세무서비스는 ‘성실납세의무 이행’과 ‘세무행정의 원활한 수행’이라는 공익ㆍ공공적 성격을 지닌 만큼 다른 서비스 분야와 일괄 논의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담은 ‘FTA관련 세무서비스 개방에 대한 의견서’를 재정경제부 조세지출예산과와 통상조정과, 외교통상부 한·미FTA기획단에 제출했다.

◇세무서비스의 독자성 파악해야

의견서에서 세무사회는 세무서비스의 고유성, 공정성, 준공공재적 특성 등을 감안할 때 법률 및 회계서비스시장 개방과 세무서비스 시장 개방이 함께 논의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비스시장 개방의 취지가 국내 서비스 질 향상과 국제 경쟁력 강화에 있으나 타 서비스와 달리 세무서비스가 지닌 독자성을 파악해 개방여부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무사회는 우선 나라마다 문화, 경제, 정치적 성격에 따라 생성된 독특한 조세제도가 존재하며 그에 맞는 고유의 세무행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의 조세전문가라 할지라도 국내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세무서비스를 제공하는 세무사는 납세자와 국가간의 직무를 수행하므로 그 결과에 따라 납세자 권익과 국가재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개인의 법률적 사무 대리를 하는 변호사 또는 이해관계자를 위해 회계감사를 실시하는 공인회계사와는 다른 차별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무사는 사실상 과세관청의 위임사무에 해당되는 세무조정계산서 작성업무 등 국가로부터 위임받은 준공공재적 성격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무사회는 세무서비스가 갖는 이같은 독자성(성격과 특성) 때문에 전문성과 윤리성을 관리ㆍ감독할 제도적 장치 없이 개방할 경우 국가재정과 납세자 권익침해로 이어지게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무서비스 과제별 개방에 대해 수용 불가 항목 제시

특히 세무사회는 의견서에서 부득이 세무서비스 시장을 개방할 경우 국내 세무사나 세무법인이 외국세무사를 사무직원 지위로 한정해 고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제한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7개 항목에 대해서는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7개 수용불가 항목은 △세무조정ㆍ세무대리 서비스의 국경간 공급 및 해외소비 허용 △외국세무사(세무법인)의 국내 세무사 고용 △외국인에 의한 공공성 및 공정성 업무 허용 △상호자격 인정 △외국 세무사(세무법인)의 국내 세무법인에 대한 출자 허용 △주한 외국인에 대한 외국 세무사의 직무 허용 △세무사시험 합격후 한국내 6개월 실무수습 요건 폐지 등이다.

또 이번 의견서에는 세무사법 제3조의 자동자격 규정을 폐지해 법률 및 회계서비스 개방에 따른 세무서비스의 간접적 시장개방을 방지해야 한다는 건의사항도 포함됐다.
 

한편 지난 5월 30일 소공동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개최된 ‘한·미FTA 민간대책위원회 서비스분과 세무·회계서비스 관련 연찬회’에 김귀순 국제이사, 장 락 국제협력위원장, 박을술 DDA대책연구위원장 등이 참석해 세무사회의 의견을 피력하였다.

 

세무사신문 제438호 (2006.6.1)